People

레알 마드리드의 건축가: 플로렌티노 페레스 구단주의 양면성

Tech Box 2025. 1. 16. 19:50
반응형

플로렌티노 페레스, Florentino Pérez

플로렌티노 페레스(Florentino Pérez)는 단순히 레알 마드리드(Real Madrid)의 구단주를 넘어, 축구와 비즈니스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상징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성공적인 축구 클럽으로 변모시킨 동시에, 스페인 경제와 정치 체제에 깊이 뿌리내린 기업가로도 유명하다. 그의 비전과 영향력은 그를 “레알 마드리드의 건축가”로 칭할 만하지만, 동시에 그의 사업 방식과 정치적 영향력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글에서는 페레스의 경영 철학, 그의 성공과 비판, 그리고 그가 남긴 유산을 다룬다.

  1. 비전과 리더십: 레알 마드리드의 글로벌 브랜드화

1.1 첫 번째 임기: 갈락티코스의 탄생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2000년 레알 마드리드의 회장으로 처음 선출되었다. 그는 당시 재정난에 허덕이던 클럽을 “세계 최고의 클럽”으로 만들겠다는 약속과 함께 갈락티코스(Galácticos) 정책을 도입했다. 갈락티코스 정책은 매 시즌 세계 최고의 선수를 영입해 레알 마드리드의 상업적 가치와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었다. 그의 첫 번째 영입은 라이벌 팀 바르셀로나에서 루이스 피구(Luís Figo)를 데려오는 역사적인 결정이었다. 이어서 지네딘 지단(Zinedine Zidane), 호나우두(Ronaldo), 데이비드 베컴(David Beckham) 등 슈퍼스타들이 팀에 합류하며 레알 마드리드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 시기, 페레스는 클럽의 마케팅과 광고 수익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레알 마드리드는 단순히 축구 클럽을 넘어 세계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아시아와 북미 시장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유니폼 판매와 TV 중계권 수익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 시기는 빛과 그림자가 공존했다. 팀의 화려한 공격진에도 불구하고 2003년 이후 트로피를 따내지 못하며, 그의 정책이 지나치게 상업적이고 축구 본연의 경쟁력을 희생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논란 끝에 페레스는 2006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1.2 두 번째 임기: 새로운 시대의 시작

페레스는 2009년 레알 마드리드 회장직에 복귀하며 갈락티코스 정책을 부활시켰다. 그의 첫 번째 임기와 마찬가지로, 그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Cristiano Ronaldo), 카카(Kaká), 카림 벤제마(Karim Benzema)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를 영입하며 팀의 전력을 강화했다. 이 시기 레알 마드리드는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상대해야 했지만, 페레스는 팀의 경쟁력을 유지하며 꾸준히 성과를 냈다. 특히 2013년부터 2024년까지 11시즌 동안 6번의 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그의 정책이 결실을 맺었다.

  1. 비즈니스와 정치: 레알 마드리드의 그림자

2.1 레알 마드리드와 ACS

페레스는 단순히 축구 클럽 회장이 아니라 스페인 최대 건설 기업인 ACS(Actividades de Construcción y Servicios)의 회장이자 CEO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자신의 사업 이익을 극대화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여러 보고서에 따르면, 페레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해 자신의 건설 회사가 해외에서 대규모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예를 들어,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James Rodríguez), 멕시코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Javier Hernández), 코스타리카의 케일러 나바스(Keylor Navas)와 같은 선수들의 영입이 ACS의 해당 국가 계약과 맞물려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2.2 훈련장 매각 스캔들

2001년, 페레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훈련장을 마드리드 시내의 새로운 금융 지구 개발 부지로 매각하며 구단의 부채를 탕감했다. 이 거래는 레알 마드리드와 페레스에게는 유리했지만, 도시의 공간 불평등과 공공 자원의 사적 이용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부지는 원래 비상업적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정된 공공 부지였으나, 페레스는 자신의 정치적 인맥을 활용해 이를 상업용도로 재지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많은 비평가들은 이를 “스페인 민주주의 이후 가장 큰 스포츠 스캔들”로 묘사했다.

  1. 슈퍼 리그 실패와 영향력 약화

2021년, 페레스는 유럽 슈퍼 리그(European Super League) 창립을 주도하며 다시 한 번 세계 축구계를 뒤흔들었다. 그는 JP모건과 협력해 43억 파운드의 자금을 유치하며 12개의 유럽 엘리트 클럽과 함께 새로운 리그를 설립하려 했으나, 팬들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프로젝트는 3일 만에 좌초되었다. 이 사건은 페레스의 야망과 논란을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는 “대형 클럽이 더 많은 돈을 벌면 축구계 전체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팬들과 선수, 축구 관계자들 모두 이를 축구의 상업화를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였다.

  1. 레거시와 미래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축구와 비즈니스, 그리고 정치의 교차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인물이다. 그는 레알 마드리드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클럽으로 만들었으며, 동시에 스페인 경제와 정치 체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그의 정책과 행동은 늘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축구를 글로벌 브랜드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과정에서 팬들의 열정과 축구 본연의 가치를 희생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마무리하며...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단순한 축구 구단주 이상의 인물이다. 그는 비즈니스와 축구, 그리고 정치적 영향력을 결합해 현대 축구계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지만, 그의 방식은 때로 윤리적 경계를 넘나들었다. 페레스의 유산은 레알 마드리드의 성공과 논란이라는 두 얼굴로 남을 것이며, 그의 경영 철학과 결정은 앞으로도 세계 축구와 비즈니스의 교훈으로 남을 것이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Florentino Pérez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