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세대(The Anxious Generation)』에서 우리는 2010년대 초반에 시작된 청소년 정신 건강 위기의 출현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책이 출간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교육 분야에서도 정신 건강 분야와 유사한 우려스러운 흐름을 더 많이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안정적이거나 서서히 개선되던 시험 성적이 2010년대부터 눈에 띄게 하락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COVID-19 팬데믹 동안 원격 수업으로의 급격한 전환과 봉쇄 조치로 인해 학업 성취도 하락이 두드러졌고, 많은 전문가들이 이를 팬데믹의 영향으로 돌렸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팬데믹 이전부터 하락이 시작되었습니다. 미국의 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NAEP) 데이터는 이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아래 그래프(Figure 1)에서 보듯, 수십 년간 서서히 상승하던 미국 학생들의 성적이 2012년 이후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학업 성취도가 낮은 학생들에게서 더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2023년 12월, 『The Atlantic』에서 Derek Thompson은 ‘스마트폰이 학생들을 더 멍청하게 만들고 있다’는 내용의 에세이를 발표했습니다. 그 기사 속 그래프(우리가 재작성한 버전)는 이 하락이 PISA(국제 학업 성취도 평가)에 참여하는 수십 개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역시 2020년이 아닌 2012년부터 시작된 현상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처럼 국제적인 학습 저하를 초래했을까요?
가장 그럴듯한 설명 중 하나는 스마트폰 기반의 어린 시절이 도래했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2010년~2015년 사이 스마트폰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일상으로 깊숙이 들어온 시기를 보여준 바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적인 하락과 더 밀접하게 연결된 가설도 있습니다. 바로 모든 학생 책상 위에 갑자기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좋은 의도로 시작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10년 미국 교육부는 모든 학생에게 “최소한 하나의 인터넷 접속 기기 제공”을 권장하며, “24/7 인터넷 접근과 기술 기반 소프트웨어 및 자료를 통해 학습 참여와 학생 중심의 학습, 평가를 개선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는 많은 학생들, 특히 학습에 어려움을 겪던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이 책은 UNESCO가 이전에 발표한 글로벌 에듀테크 보고서를 기반으로 더 심층적인 분석을 제공합니다. West는 팬데믹 초기에 발생한 전 세계적인 에듀테크 확산의 결과를 500페이지 분량으로 분석하고, 1,500건 이상의 참고 문헌을 인용해 그로 인한 다양한 피해를 다룹니다. 책 제목에 ‘비극’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이유입니다.
당시 이 책은 거의 주목받지 못했지만, 현재 교육 관계자, 정책 입안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참고서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를 ‘산만함 없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증거 기반의 논리를 제시하기 때문입니다.
책의 구성
West는 책을 고전 비극의 형식으로 3막으로 나누어 구성했습니다. 이를 통해 다음의 중심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팬데믹 기간 동안 화면 기반 교육으로의 급격한 전환은 대부분 재앙이었다. 그 의도는 좋았지만 학생들에게 다양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
Act 1: 과도한 기대와 초기의 야망
팬데믹 초기에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많은 전문가들이 기술 중심 교육이 학교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습니다. West는 왜 많은 교육 시스템이 거의 토론 없이 에듀테크에 의존하게 되었는지를 설명합니다.
Act 2: 기대와 현실의 충돌
하지만 실제 현장(가정, 국가, 지역 단위)에서는 기술 중심 교육이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여기서 책의 핵심 사례와 구체적인 부작용이 제시됩니다.
예를 들어...
- 학습 몰입도 감소
- 학업 성취도 하락
- 디지털 중독
- 중도 탈락 증가
- 대화와 상호작용의 단절
- 포용성 감소
- 민간 기업의 교육 장악
- 감시 시스템 강화
- 교육 격차 심화 등
Act 3: 교훈과 미래 방향
비극의 마지막 막처럼, 팬데믹 경험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다룹니다. 특히 West는 다음을 강조합니다.
- 유년기와 청소년기 학생들에게는 화면 없는 학습 환경이 필요하다.
- 스마트폰 없는 학교, 학생 책상 위의 노트북·태블릿 제거.
-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인간 관계 형성을 위한 오프라인 학습 복원.
’인터막(Inter-Act)’의 상상
Act 2와 Act 3 사이에는 가상의 시나리오도 포함됩니다. West는 “만약 당시 학교가 학생들에게 노트북 대신 미술 키트, 블록, 그림책 등을 제공했다면 어땠을까?”를 질문합니다. 이는 단순하지만 교육적으로 더 풍부하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기술이 위기를 ‘구원’했다고 믿는 인식이 학교 폐쇄를 더 길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제기합니다.
마무리...
비극이라는 틀을 활용하여, West는 팬데믹 초기부터 2022년까지 전 세계 학생들에게 가해진 피해의 전모를 보여줍니다. 이로 인해 학습 손실, 건강 문제, 교육 불평등 등이 심화되었으며, 그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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