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석섬 이야기

Tech Star 2022. 8. 15. 21:06
반응형

지금으로부터 500년 전, 어질고 현명한 임금님이 살았습니다. 임금님은 특히 예술을 사랑하며 먼 나라의 신기한 문화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어느날, 임금님은 그의 하나 뿐인 왕자에게 여름이 되면 새들이 날아오는 섬에 다녀 오라고 했습니다. 왕자는 평소 백성들로부터 용감하고 모험심이 가득하여 많은 믿음을 받고 있었습니다. 또한 그는 임금님 같이 예술을 사랑하여 거문고 연주 실력도 이 나라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왕은 백명의 선원과 석달치 식량과 당시 최고의 목수, 대장장이들이 만든 배를 왕자에게 선사했습니다.

이리하여 왕자는 태양 가득하고 바람 없는 날, 바다의 신께 제사를 올린 뒤 출발했습니다. 많은 백성들이 떠나는 왕자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했습니다. 

 

모험심이 가득한 왕자는 출발하기 전, 임금님께서 <남쪽에는 전설의 해적들이 있는데 이들은 쇠를 만들 줄 몰라 지나가는 배를 납치하여 그 속의 쇠란 쇠는 다 빼앗고 선원들을 죽이거나 포로로 삼으니 조심하거라> 라는 말씀을 들었지만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고 계속 노를 저어 남쪽으로 떠났습니다.

 

한달 동안 바다는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하였습니다. 배 역시 고장 없이 움직여서 왕자의 항해는 순조로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선원이 갑판 위에서 소리쳤습니다.

<섬이 보인다!>

선원 모두 긴 항해가 끝난 것을 기뻐하며 갑판 위로 올라갔습니다. 왕자 역시 섬을 보며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혹시 저 섬이 임금님께서 말씀하신 해적이 사는 섬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스쳐지나갔습니다.

 

 배는 바람을 타고 섬에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섬에 반짝거리는 빛을 왕자가 봤을 때, 삐그덕 거리는 소리가 배에서 들렸습니다.

선장실에서도 <삐그덕, 삐그덕>, 돛에서도 <삐그덕>

그 소리가 점점 커지자 선원들은 겁에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뭐지? 혹시 해적이 배 안에 들어온 것일까?>

이때, 한 선원이 <배가 가라 않는다> 라고 소리치자 배에 있던 모든 쇠못들이 빠져서 섬으로 날라갔습니다.

왕자는 영문도 모른 채, 배 아래로 내려 갔습니다. 그 곳에는 뻥하니 큰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배를 움직이지 않게 해주는 닻이 섬으로 날라가면서 그것이 달려 있던 배의 한 부분도 떨어져 나갔습니다. 입을 벌린 벽에서는 마구 물이 넘쳐 들어왔습니다.

 

왕자는 깨달았습니다.

<원래부터 해적 따위는 없었다. 저 섬은 모든 쇠를 달라 붙게 하는 엄청난 자석이 있는 자석섬이다!>

하지만 때는 너무 늦었습니다. 배의 나무를 고정해주던 모든 못이 빠지자 배는 산산 조각이 되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갑자기 비바람, 폭풍까지 불어와 모든 선원들이 물에 빠져 죽었습니다. 왕자만이 간신히 나무 판자에 달라 붙어서 허우적 거리는 그들을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왕자는 너무 겁에 질려있었습니다.

 

그렇게 몰아치던 바다도 사흘이 지나자 잔잔해졌습니다. 널부러져 떠다니던 배의 조각도 물에서 바둥거리던 선원들 중 그 어느 것도 안 보입니다. 왕자에게는 지금까지 일들이 꼭 꿈만 같습니다. 왕자는 선원들이 죽은 것을 슬퍼하며 밤낮으로 울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다짐했습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으면 끝을 이루어야 한다. 내 꼭 죽은 영혼을 위해 살아서 돌아가리.>

 

4일 밤낮으로 왕자는 판자 하나만을 안은 채, 바다 위에 떠 있습니다. 점점 물통에 물이 떨어지더니 일주일이 되자 한방울도 남지 않았습니다.
기진 맥진한 상태로 3일이 더 지났습니다. 10일 째 되던 날,저 멀리서 하얀 섬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왕자는 온 힘을 다해 그 섬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점점 다리에 힘이 풀렸지만 왕자는 죽은 백명의 선원을 위해서 자기를 기다리는 백성을 생각하며 섬을 향해 헤엄쳤습니다.


힘겹게 이틀을 파도와 싸운 끝에 왕자는 그 섬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온 섬이 하얀 모래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순간 왕자는 하얀 모래에 비친 빛이 반짝 눈속에 마주치자 정신을 잃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왕자가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많은 사람들이 그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하얀 피부, 검정색 피부, 왕자와 같은 누런 피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집의 벽은 가는 나뭇가지로 촘촘히 이어져 있고 지붕은 큰 나뭇잎으로 덮여 있었습니다.
지붕 꼭대기에는 창 같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 곳을 통해 달빛이 내려와 방 안을 아늑하게 밝혀주었습니다.

왕자가 말했습니다.
<여기가 어디오?>
왕자가 입을 열자 모든 사람들은 무척 기뻐하며 알 수 없는 말을 중얼 거리며 달을 향해 기도를 올렸습니다.

 

그 날 밤, 모든 섬 사람들이 모여서 달 빛 쏟아지는 하얀 모래 위에서 축제가 열렸습니다.
사람들 모두 왕자의 배에 자신의 한쪽 귀를 기댔습니다.
<꼬르륵>
배에서 소리가 들릴 때, 사람들은 흰 이를 드러내며 무척 좋아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왕자는 이 마을에 대하여 알게 되었습니다.(왕자는 이곳을 그릇 마을이라 불렀습니다.)
그릇 마을 사람들은 풀 잎으로 그릇을 만드는 솜씨가 뛰어났습니다.
그래서 먹을 것이 필요하면 농사 지는 동쪽 마을이나 고기 잡이 하는 서쪽 마을에 가서 그릇을 주는 대신 먹을 것을 구해왔습니다.
단 이때, 너무 많이 바꾸지는 않았습니다. 한번에 많은 것을 바꾸면 서로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적당한 물건만 있었기 때문에 창고란 것이 필요 없었습니다.
왕자에 눈에 이들은 자기 물건 따지지 않고 나눠 쓰는 것 같았습니다.

 

왕자는 밤에 그릇 마을이 불을 피우는 것을 한번도 못 봤습니다.
대신에 달 빛이 하얀 모래에 튕기면서 내는 빛이 아늑하면서도 밝았습니다.
왕자는 이곳에 전쟁이 없는 이유가 불이 없기 때문이라 믿었습니다.

불이 있으면 철을 뾰족하게 만들게 되고 자연히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 믿었습니다.
또한 달을 사랑하는 이 착한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기도 하죠.
처음에 왕자는 불이 없으면 어떻게 음식을 익혀 먹을까 궁긍해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 곳곳에 땅이 파져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 곳에서는 뜨거운 온천물이 나와서 음식물을 익힐 수 있었던 것입니다.

 

왕자는 마을 사람들이 연서라 부르는 여인에게서 이 곳 말을 배우고 있습니다.
그릇 마을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모양으로 그릇을 만들었는데 연서는 세모 모양의 바구니를 잘 만들었습니다.
연서와 왕자는 마음이 잘 통했습니다. 덕분에 왕자의 말솜씨는 점점 늘어서 손짓 할 필요도 없이 마을 사람과 이야기를 잘 나누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웃 과일 마을과 물건을 바꾸는 날입니다.
전 날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통해 과일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릇 마을에서는 물건을 바꾸기 전 날에 필요한 물건을 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그리고나서 필요한 물건의 이름이 적힌 그릇에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조개를 하나씩 넣습니다.
당연히 조개가 제일 많은 그릇이 다음날 그릇과 바뀌게 될 물건입니다.

 

왕자는 연서와 폴, 와타베란 청년과 함께 과일 마을을 향해 떠났습니다.
그릇을 실은 배는 꼬불꼬불한 강을 유유히 잘 떠 다녔습니다.

배는 3일이 지나서야 과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에 도착하자 온통 햐얀 띠를 머리에 두른 사람들의 모습뿐이었습니다.
궁금한 왕자는 연서에게 왜 사람들이 저렇게 하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마도 나이 많은 누군가 죽은 것 같아요. 이곳에서는 나이 많은 누군가 죽으면 머리에 흰 띠를 매고 슬퍼하거든요. 더이상 그의 지혜를 만날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

 

사과를 키우던 빨간 지붕에 사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할아버지는 매일밤 사과 나무에게 달의 동화를 읽어 주셨다고 합니다.
매일 동화 속 꿈을 꾸는 사과 나무들은 탐스러운 열매를 열었습니다.
어떤 나무는 푸른 사과만을 열었는데 그 나무는 백설 공주를 너무 좋아해서 빨간 사과가 그녀를 죽음에 몰고 갈 거라고 믿었습니다.

 

왕자 일행은 사과, 바나나, 배, 매실, 오렌지를 마을 사람들의 수에 맞게 그릇과 바꿨습니다.
그들은 과일을 보고 좋아할 마을 사람들을 생각하며 다시 마을을 향해 떠났습니다.

배는 산뜻하게 잔잔한 강물을 거슬러 갔습니다.
물론 왕자 일행은 매일 달에게 기도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비춰 들어오는 햇빛에 왕자는 잠깐 눈을 감습니다.
바람이 왕자의 머리를 쓰다듬어 줍니다. 바람은 왕자 곁을 서성였습니다.
바람이 왕자의 몸을 휘갑았습니다. 왕자는 점점 머릿 속이 하얗게 변하는 것 같습니다.
배 아래에 물을 쳐다본 왕자는 그 속에서 고향 나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인자한 아버지, 사랑스런 백성과 부하들. 그리고 그 속에서 거문고를 연주하는 왕자의 모습.
왕자는 점점 거문고 소리에 이끌려 강물 쪽으로 몸을 기울였습니다.
<가까이..가까이..>
물의 속삭임에 왕자는 점점 빠져 들었습니다.
어느덧 왕자의 두 팔이 물에 잠기고 얼굴마저 물 속에 들어 갔습니다.
물고기들이 춤을 추며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길 끝에는 조개와 산호로 장식된 문이 있었습니다.
<가까이..가까이..어서..>
이제 왕자의 무릎까지 물 속에 잠깁니다.
<첨벙>
확하고 누군가 그의 몸을 끌어 당깁니다.
장기를 두던 폴과 와타베가 물에 들어가려는 왕자를 발견하여 붙잡은 것입니다.
왕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합니다.

놀란 연서는 왕자의 옆에서 바람에게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시수소 나이소서 의로운 바람이여 왕자를 그만 놓아주소서. 반메움니아.>
연서의 이틀간의 기도 덕분인지 왕자는 서서히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릇 마을에 돌아왔을 때, 왕자는 예전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요즘 왕자는 매일밤 멍하닌 달만 바라봅니다.
그릇을 만들 때도, 답을 먹을 때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어느샌가 달을 바라보게 됩니다.
이런 왕자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연서가 말했습니다.
<그대가 다시 돌아가길 원한다면 도와드릴게요.>
왕자는 가만히 연서를 바라보다가 바다로 눈길을 돌렸습니다.
<바다가 두려워요. 사랑하는 이들을 집어 삼킨 그 섬이 있는 바다가 두려워요.>
연서가 왕자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대의 바램이 간절하고 진실하다면 저 바다도 그대를 해치지 못할거이에요. 그리고 제가 나뭇배를 잘 만드는 마을을 알고 있어요.>
왕자는 서서히 입을 열었습니다.
<나와 같이 떠나지 않겠소?>
<누구나 있어야 할 곳이 있어요. 그대는 그대의 나라가 소중하 듯, 전 이곳을 떠난 저를 생각할 수 없어요. 떨어져 있어도 같은 마음이면 함께라고 생각해요.>

그날 밤, 왕자와 연서는 달을 향해 기도했습니다.
왕자는 연서를 위해, 연서는 그를 위해..

 

다음 날, 그릇 마을 사람들은 열심히 그릇을 만들었습니다. 배를 만드는 마을에서 한 척의 배를 얻기 위해서는 천개의 그릇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릇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선한 마음일 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지켜보는 이들도 그 마음의 길을 잘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 자신들의 몫이라 믿었습니다.

달이 변하고 변해서 자신의 모습을 두번 찾게 된 날, 천개의 그릇이 완성되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룬 이 멋진 날을 기념하기 위해 축제를 열었습니다.
이웃 마을(배 만드는 마을, 고기 잡는 마을, 과일 마을, 수레 마을)사람들도 같이 축하했습니다.
그들 모두 마음 속으로 왕자가 무사히 그의 나라로 돌아가기를 기도 했습니다.

 

 

왕자는 훗날, 떠난 날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름 한 점 없는 날이었다. 난 노구치와 함께 떠났다. 섬 전체 사람들이 웃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하지만 모두의 눈 속의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얀 그 눈물은 섬 전체를 더 빛나게 해주었다. 배가 막 떠났을 때,멀리서 연서가 나무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배는 일주일 동안 섬은 몰론이고 갈매기 한마리 보이지 않는 바다 위를 움직였습니다.
아! 노구치는 그릇 마을 사람들의 병을 치료해주던 사람이었습니다. 모험과 신비를 사랑한 그는 왕자에게 같이 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왕자는 처음에 노구치의 부탁을 거절했지만 그의 소망이 너무 간절해서 결국 손을 들고 말았습니다.

일주일 째 되는 날, 왕자는 멀리서 하얀 섬을 발견했습니다. 왕자는 그 섬이 자석섬이란 걸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부하들이 물에 빠져 살려달로 소리치는 모습에 몸이 순간 떨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왕자는 자신의 마음 속에 남은 앙금들을 잘게 자르고 잘라 가루로 만들어 넓은 바다에 뿌렸습니다.
왕자는 중요한건 지금 남아있는 자신이라 생각했습니다.

배는 자석섬 옆을 지나도 끄덕 없었습니다. 쇠못 대신 배의 이어지는 부분이 나무 말뚝으로 박혀있기 때문입니다.
왕자는 섬을 바라보면서 슬쩍 미소를 날렸습니다.
바로 그때였습니다. 섬에 붙어 있던 온갖 쇠로 만들어진 물건에 넋을 잃은 노구치가 물 속으로 뛰어든 것입니다!
<안돼!>
소리칠 겨를도 없이 누구치는 계속 섬으로 헤엄쳤습니다.

섬에 올라 간 노구치는 온갖 보물과 무기들에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그는 온갖 힘을 다해 그 것들을 떼어내려 했지만 무리였습니다.
숨이 찬 노구치가 배를 향해 바라볼 때였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휙휙휙 하는 소리와 함께 쇠뭉치가 노구치를 덮쳤습니다.
<악!>
비명 소리와 함께 노구치의 모습은 왕자의 배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노구치! 노구치! 살아있는거야?>
왕자는 소리치며 섬으로 배를 돌렸습니다.
하지만 노구치는 한 손에 보물을 쥔 채, 죽어있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왕자는 다시 그의 나라를 향해 배를 돌렸습니다.

 

한달 동안, 배 속의 왕자 생활은 힘겨웠습니다.
처음에는 노구치가 죽어서 식량이 풍부했지만 그 식량도 일주일치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혼자서 돛을 내리다가 바람에 떨어질 뻔하기도 했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자 모든 식량이 떨어졌습니다.
왕자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왕자는 이 말을 몇 번 했는지 모릅니다.

이제 왕자는 나무를 씹어 먹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때 왕자는 힘이 없어서 날짜 계산할 능력도 없었습니다.)

저 멀리 하얀 빛이 왕자의 눈 속에 들어 왔습니다. 아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왕자는 정신을 잃었습니다.
며칠이 지났을까요?
왕자가 잠에서 깨어나보니 편안한 침대에 누워있는겁니다!
익숙한 향기, 비단이 수 놓아진 카펫, 그가 키우던 새, 그리고 즐겨 연주하던 거문고.
그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온 것입니다!

바닷가 한 암초에 배가 부딪혀 있는 것을 조개 캐러 온 어부가 발견하고 살린 것입니다.

왕자는 며칠 동안 기운이 없다가 일주일이 지나자 움직일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나라에서 용한 의사가 왕자의 뱃 속에서 나무를 빼내느라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왕자는 이제 멀쩡하게 아름다운 거문고 소리를 그의 사랑스런 백성들에게 연주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그의 모험담을 펼치는 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왕자의 마음 속은 답답해졌습니다.

그릇 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할 때마다 그 곳의 즐거웠던 추억이 떠오르는 것입니다.
착한 그릇 마을 사람들, 포근한 달 빛, 하얀 모래밭 부족하지도 많지도 않던 음식들. 그리고 연서.
그릇 마을과 사는 방식이 너무나 틀력던 이 곳 생활에 왕자는 적응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적이 되고 부자가 되기에 정신이 팔린 것 같았습니다.
왕자의 건문고 소리는 점점 구슬퍼졌습니다. 더해서 왕자는 술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밤, 왕자는 연못 위에서 술을 마시며 거문고를 연주했습니다. 연못 위에 달이 둥그러니 떠있습니다.
잠시 왕자는 달에게 기도했습니다. 바로 그때, 배가 흔들리더니 뒤집혔습니다.
물거품 속에 왕자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 왕자는 달이 되어 그릇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을 것입니다.

 
 
반응형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에서 시제란?  (0) 2023.01.27
신디셔먼 과제 발표 자료  (0) 2022.08.15
구찌 x 도라에몽 노트  (0) 2020.12.28